
11/09/01
첫날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빠져 나오는 게 너무 힘들어서 고생했다.
준비를 해도 끝이 없어서 결국 여행출발시간은 오후 2시
첫날 이동거리는 30km. 너무 마음고생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프리웨이에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데
실수로 거기에 들어갔다가 결국 섬에(?) 갇혀서 도로를 횡단해야 했는데..
차들 속도가 워낙 빨라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잘 못했으면 첫날 부터 교통사고로…
겨우 프리웨이에서 빠져나가는 도중 경찰이 날 발견했나보다.
결국 주유소앞에서 섰다.
다른 여행자에게 들은 바로는 프리웨이에서 두번 발견되면 강제 추방이라고 했다.
첫날부터 경고장 한장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나름 캐나다에 1년 살았으니 마음 느긋하게 먹고 웃으면서 인사 시작.
결국 그 경찰 나에게 자기 아이폰으로 구글맵을 보여주며 내가 가면 안 되는 도로를 알려줬다.
다행히도 나에게 여권을 묻지도 않았고.. 참 친절한 경찰이었다.
결국 길 헤매다가 어딘지도 모르는 마을에 도착. 여러 여행자에게 들은 바로는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그들 앞 마당에 텐트를 친다고 했다.
첫 시도라서 쑥쓰럽기도 하고 쉽지가 않다.
어쨌든 운이 좋아서 한 필리핀 가정집 앞에 텐트를 쳤다.
굉장히 친절했다. 결국 내 텐트는 이 집 뒷마당에 쳤고 화장실도 이용하게 해줬다.
햄버거도 주고 아침밥 꼭 먹고 가야 한다고 나에게 말했던 집주인. 페이스북도 서로 교환.
나중에 자기네 지역에 다시 오면 꼭 연락하라고 공항에 픽업나가겠다며
가족같이 생각하라고 했다.
첫날엔 샌프란시스코 대도시에서 빠져나가느냐고 고생 했는데 둘째날은 너무나도 쉬웠다.
그냥 1번도로만 타고 내려가면 되었다.
드디어 도시를 빠져나오니 이런 멋진 풍경도 보고.
그래 내가 이런걸 보고 싶어서 여행을 시작했지.
바다를 너무 사랑하는지라 자전거를 낑낑 끌고 결국 해안가로 접근.
서핑으로 유명한 지역인가보다.
자전거를 즐겨타는 나지만 이런 도로는 처음. 너무 무서웠다.
Pacific Coast로 가게 될 경우 오르막내리막이 심하다고 했는데
안개속 도로는 너무 좁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만 했다.
음악듣는건 아얘 포기. 도로 상태에만 집중. 귀는 최대한 열고.
결국 이날 내가 나에게 준 하나의 조언.
‘차는 절대 나를 치지 않는다. 내가 핸들을 휙 꺽지 않는 이상.
그러니 무서워 하지 말고 핸들 꽉 잡고 집중해서 앞으로 나아가자’
안개속을 무사히 빠져나오고 혼자 흐믓해서 찍은 사진
해안가라 그런가 안개가 계속. 하지만 도로는 너무 이뻣고 마음도 상쾌했다.
다음 도시는 Santa Cruz 그런데 거기 가기엔 너무 멀었다.
아무리 가도가도 도시는 안 보이고 이날 긴빵 한 개 먹었는데, 다음 도시로 가기위해
무리를 해서 결국 탈진 증상. 물도 없고 갖고 있는 식량도 없고
상점은 안보이고 아이구 둘째날도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결국 우연히 발견한 농장 가게 발견. 직원이 나를 보더니 심각해보였나보다.
스프와 초콜렛이 덮인 딸기, 빵, 물을 내게 주었다. 스테파니와 짐.
내 생명을 구해준 은인들. 내가 텐트 칠 곳도 알아봐주고 너무 고마웠다.
하지만 마음고생은 너무 심했다. 세계여행인데 시작부터 이렇다니..
애시당초 일주일은 마음 고생이 너무 심할 걸 예상했지만은.. 예상 그 이상이었다.
11/09/03
다음날 아침 Santa Cruz 도착.
결국 주변 대형마트 가서 식량으로 물,잼,빵,햄,치즈, 땅콩 아침으로 치킨한마리 샀다.
내 자전거에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도 해결하고 이날 결국 15km?밖에 안 간 거 같다.
정말 이 날은 복권에 당첨된 날. 오후 5시쯤 지도 보며 어디에 텐트 칠까 고민하며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어떤 부녀가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 나도 손흔들며 인사 했다.
그런데 계속 나에게 손을 흔든다. 멈추지 말고 잘 가라는건가?
아무튼 그렇게 그들을 스쳐 지나가는데 또 얼마 안 있어 그들이 내 앞에 나타났다.
또 손을 흔들며 인사. ‘응?? 나 말하는거니’ 라는 제스쳐를 취하자 그렇다길래 잠깐 섰다.
자기도 자전거를 좋아한다며 옆에 있는 딸을 소개해주며 자기 이름은 존이라고 했다.
아마 지금 홀리데이 기간이라 텐트 치기 쉽지 않을 거라며 자기네 집에 가서 저녁 먹고
하루밤 머물다 가라고 했다.
아니 뭐 이런 대박 행운이. 기분 좋아서 죽을 뻔 했다.
한번도 큰 돈을 가져 본적은 없었지만, 진짜 이 때 순간만큼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라는 느낌을 가졌다.
그때 당시 같이 존이랑 있었던 딸 이름은 Milena 사진에서 오른쪽.
왼쪽은 Milena의 동생
Milena 진짜 엄청 친절하다. 꼭 이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는데 이 아이를 보며 한 생각
‘이 아이는 크면 정말 훌륭한 인격을 소유한 어른이 되어 있을거야’
그렇기에 다시 꼭 만나고 싶다.
11/09/04
집도 엄청 좋았다. 산 꼭대기에 있는 집이었는데 물론 나도 갈 땐 차를 타고 갔다.
걔다가 존은 자전거가 4대나 있고 첨으로 대나무(?)로 만든 자전거도 구경
나에게 엄청나게 도움되는 장비들을 주고, 특히 여행경로에 대해서 큰 조언을 얻었다.
Milena가 John에게 나에게 도움되는 것들을 말해서 챙겨준 것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호신용 스프레이!
다음날 운이 좋게도(?) Milena의 15번째 생일이었다.
한국 돈 1,000원이 마지막으로 한장 있었는 데 그걸 줬더니 참으로 좋아한다.
나또한 기분이 좋았다.
Milena의 생일축하 기념을 위해 이쁘게 단장한 강아지
산속이라 그런가 이런 새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존의 도움 덕분에 쉽게 길을 찾아 갈 수 있었다. 게다가 오르막이 전혀 없어서 너무 마음이 편했다.
가는 길에 시장이 열려있길래 20센트에(200원)에 큰 Grapefruit 사먹었다.
평온한 한국 시골마을을 달리는 기분
서서히 동물들도 보이기 시작
둘째날 갔던 도로에 비하면 참 쉬웠다.
11/09/05
넷째날 도시는 Monterery
이날도 주민 도움 덕분에 텐트를 쳤다. 저녁 간식도 주셨다.
아침 일찍 시작.
좀 돌어가더라도 이쁜 해안가로 갔다.
오후 되니 날이 맑다. 하지만 드디어 오르막 내리막 시작
가던 도중 반대편에 오던 여행자에게 물을 어디서 구하냐고 했더니
Tap water(수돗물?)은 그냥 다 마신다고 했다.
나도 이때부터 화장실에 가서 물 얻었는데 물 맛은 똑같았다.
캐나다랑 미국에서는 Tap water를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좋다.
여기는 물이 곧 떨어질 거 같아서 급하게 찾아 들어간 곳인데
멋진 조각상들도 구경하고 물도 얻었다.
자전거 여행이다보니(?) 사람들이랑 얘기할 기회가 많다.
꼭 중간에 쉬면 사람들이랑 얘기할 기회가 생기는데
부끄럽게도 나에게 사진 한장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날 여기서 만난 손님이 자기 LA에 산다며 LA오면 연락하라고 명함 한장을 건네줬다.
후..오르막 … 너무 힘들면 그냥 걸어간다.
하루종일 오르막 내리막 반복. 하지만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좋았다.
저녁 때가 다 되는데 마을이 안 보인다. 사실 다음날 도시까지 마을이 없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조그마한 마을은 있을 줄 알았는데 미국 땅덩어리가 참 넓구려.
그런데 그 곳에서 만난 미국아이. 배낭을 짊어졌길래 도대체 뭔가 싶어서 물어 봤더니
자기 3일동안 이 주변에서 침낭이용해서 잘거고 샌프란시스코에 히치해서 간다고 했다.
아침마다 내 텐트에 이슬 가득 해서 텐트 물기 먹은채로 맨날 들고 다녔는데
이 아이 간밤에 어떻게 잤으려나..
미국에 온뒤로 처음으로 본 노을.. 멋있구려..
이날은 좀 쉽게 바로 텐트를 칠 수 있었다.
11/09/06
아침부터 안개 가득하다.
처음 이런 도로 달릴 땐 참 긴장했는데
이제는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이날 오후 4시까지 계속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
그래도 산 정상에서 내리막 내려 갈 때는 마치 구름을 달리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드디어 평지. 더 이상 자전거 끌지 않고 쭈우욱 타고 갔다.
나는 정말 계획없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보니 그냥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되는 관광지에
더욱더 행복감을 크게 느낀다.
지나가다 발견한 관광지에서
물개들도 구경.
평지. 마음도 평온하고 이날은 잠잘 곳도 미리 알아봐둬서 그냥 편하게 달렸다.
11/09/07
Couchsurfing.org를 이용 Cambria에서 이틀밤을 보냈다. 원래 첫날만 지내려고 했는데
Host가 하루 더 있다 가라고도 하고 나도 일주일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기에
마음 정리도 할 겸 하루 더 묵었다.
다음날 아침 뒷마당에서 발견한 사슴(?)
1일 San Francisco to San bruno = 18mi, 30km,
2일 San bruno to around Santa Cruz = 50mi, 80km (up and down)
3일 Santa Cruz 주변 = 10mi, 15km
4일 Santa Cruz to Monterery= 50mi, 80km
5일 Monterery to Bigsur주변 = 50mi, 80km (up and down)
6일 Bigsur주변 to Cambria = 60mi, 100km(up and down)
여행경비 : 35.37$
앞으로의 계획
9/8. cambria-san luis obispo(38mi, 60.8km)
9/9. san luis obispo-Lompoc(60mi, 96km)
9/10. Lompoc-Santa Barbara(58mi, 92.8km)
9/11. Santa barbara-Oxnard(48mi 76.8km)
9/12 Oxnard-LA
9/13,14,15,16,17 LA
9/19~10/2. to Las Vegas(330mile,528km 7days+7days)
10/2~10/9 Grand Canyon(?)
10/9~10/31 to South(500mi, 630km 10days+13days
대단 합니다.
제주도여행 자전거하기 사이트에 올리신 글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용기, 이런 기백, 이런 멋진 자유를 가지고 사시는 지요?
지난해 다람쥐 같은 생활 속을 떠나 보고자,
갑자기 시작한 제주도 일주 자전거 여행을 5차례나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저로소는 큰 용기가 필요하였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큰 자유를 느끼기는 하였습니다.
자전거 세계여행… 어찌하면 그런 것을 시도하실 수가 있었는지요.
저에게 용기와 안내를 주셨으면 합니다. namwonh@gmail.com 드림.
응원 덕분에..아프리카까지 무사히 가고..지금은 유럽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지네요.
언젠가 자전거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용기를 가지게 되네요. 그리고 멕시코 여행도 꼭 해보고 싶은데
님처럼 이렇게 함께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응원할게요 안전한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안전 여행!!! 감사합니다..^^
친구를 좀 더 알기 위해 차근차근 시간내어 읽어본다.
앞으로도 여정이 힘들지라도
니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고마워.ㅋ
샌프란시스코 주변에 멋진 곳이 있네요 파나마부터 읽다가역주행했는데 첫 시작도 고생이 많았네요
첫 시작부터 고생이..ㅠㅠ..ㅋㅋ…
제가가던 길과 비슷한 길로 가시는 여정이라서 보면서 예전 기억이 나서 뭉클했어요
안전라이딩 하시고 멋진 글 사진 기대합니다
아..답변 댓글이 너무 늦었죠?^^a.. 블로그 글 여행 중 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멋쟁이…
시간 날 때마다 차근 차근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사람들이 머릿속으로만 하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젊은이의 모습이 부럽네요.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이 세상 어느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 될겁니다.
멀리서 응원할께요
감사합니다. 정현님도 힘내세요! 저도 멀리서 응원할께요! 화이팅..^^
올해부터 서핑을 배우기 시작한 저한테 샌프란시스코의 파도는 너무 부럽네요
물개들이 뒹굴거리는 해변가도 너무 인상적이고요~
서핑을 배우시다니..존경 존경.. 전 물하고 안 친해서요.ㅠㅠ… 나중에 저에게도 한 수!!ㅋ
우연히 알게 되어 뭐지 하면서 보기시작..
일찍 퇴근하고 혼자 까페에 앉아서 미국 시작 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참 설레이고 좋네여!!.
안녕하세요! 우연히 방문해 주셨다니, 오히려 더 반갑네요!!! 글 올라오는 속도가 느리니 천천히 읽어주세요.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자전거 세계여행 꿈을 꾸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과 글을 하나씩 보면서 너무 행복해지네요 ^^
안녕하세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 보는데 자꾸 눈물나요~
다치지 말고 몸조심하세요.
T_T….
네… 무사히 한국에 돌아가면.. 정말.. 쐬주 한 잔 캬 하렵니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미 이룬 업적을 보았기에 하는 말입니다.
샌디에고에 사는 사람이구여.. 처음부터 차근차근 따라가 보렵니다.
샌디에고..날씨 좋은 동네죠?^^
정주행 감사합니다!
정주행하러왔습니다…인터넷게시글에 어떤분이 링크남겨주셔서 왔는데..글을 보는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네요!! 보니까 지금도 달리시고계시는것같은데 왜 여행을 하시게된 계기라도 있나요?ㅎㅎㅎ
앗..정주행 감사합니다…^^
여행 하게 된 계기는 굉장히 많은데요..
세계를 보고 싶고 그 안에서 성장하고 싶고 여러 경험들을 하고 싶고 등등입니다..^^
우연히 들어왔는데 저도 정주행해볼랍니다~대단하십니다!!멋지십니다!!
앗…정주행 감사합니다..^———^
우연히 들어왔는데~ 이미 지난 일이지만, 지금 글을 읽는 제게는 지금 일주하신다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
좋은 글들 끝까지 잘 쫓아가볼께요!! ^^
네네 아시아까지 잘 쫓아와주세요..ㅎㅎ 리플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주행 화이팅!
나도 정주행 시작!! 차근차근 틈틈이~
정주행 잘 하고 있는 거 맞지?ㅋㅋ..숙제 검사 해야 되겠네.ㅋㅋ..
정주행 시작~~^^
감사합니다 ^————————^*
정주행 추가요.
우앗!!! 정주행 리플 감사합니다!! 천천히 오셔요~~ ㅎㅎ
정주행 중입니다
가슴이 뛰네요
정주행 화이팅입니다!ㅎ
처음부터 천천히 여행기를 따라 갑니다…
정주행 감사합니다.ㅎ
정말 대단하세요… 대륙별 정리하신건 다 읽었고 이제 하나씩 읽으려고요. 저도 2년정도 배낭여행을 했답니다. 아시아만 2년 돌았죠. 이제 아메리카 대륙으로 곧 갈거예요~~ ^^
안녕하세요 Joon님,
제 여행기를 읽어주시고 이렇게 코멘트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2년이란 긴 시간동안 즐겁고 기억 남는 일들 많으셨길 바라며 앞으로 아메리카 대륙 여행도 재미난 모험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제가 멕시코를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 가면 저 대신 맛난 타코 시식 부탁드려요.ㅎ
감사합니다..^^
멋진 여행기 발견! 정주행 시작합니다^^
정주행 감사합니다 ^^
2017년의 마지막날 이 멋진 여행기를 이제서야 발견했습니다. 저도 정주행 시작합니다 ^^
2018년 새해 복 많이받으시구요~ 늘 안전한 여행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키르기즈스탄 보다가 정주행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우주 별님 흔적 천천히 뒤따라가볼게요…